30 Aug, 2018 - 07 Oct, 2018
두드리고 빚어, 채우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나가는 일이라고 하지만 이미 우리의 시각적 경험이나 편견과 같은 축적된 이미지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것은 하나하나의 작품에 고뇌의 무게감과 시간이 쌓아올린 완결성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완성된 하나의 작품만으로는 우리의 삶 속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게 되고는 한다. 이번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자신들의 작품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다. 두개의 공간을 설정하여 그 곳에 놓일 작품을 만들어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만든 것들이 놓일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작업의 일부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을 연출하는 것까지 우리의 몫으로 여기고 작업을 준비했다. 작품을 만들고 놓일 공간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놓일 공간을 먼저 정하고 그것에 어울리는 작품을 만들기도 하는 다양한 과정의 결과물이다. 하나의 물건에 완성도를 높이고 존재감을 부여하는 일에 집중하던 작가들인지라 구체적인 공간을 조화롭게 채워나가는 것은 역시 도전 이상의 무게감이었다. 흙과 금속이라는 재료를 모든 출발점으로 두었던 우리가 다른 물건과 재료를 다루고 결정하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 이번 전시는 작가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함께 또 다른 고민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같이 도란도란 앉아 지나온 풍경과 여정을 이야기하며 많은 이들과 함께 작품을 즐긴 후 다음 행선지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금속공예가 강웅기 Oongki Kang 작가는 서울대 학교 공예과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을 졸업 했다. 작가의 시그니처 작업인 주전자로 2009년 필라델피아 크래프트쇼에서 금속부문 작가상을 수상 했다. 실용적이 지만 희소성 있고, 단순하지만 예술성 있는 작품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이번 전시 에서는 다양한 테이블 웨어와 조명, 옻칠작업을 새롭게 선보 이고 있다.
금속공예가 김민선 Minsun Kim 은 서울대학교 금속 공예 및 동대학원을 수학 후 영국 London Metropolitan University 에서 금속공예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졸업 하였다. 갤러리 아원과 Gallery SO(런던), 가나아트 스페이스에서 총 3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내외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 했다. 선과 면 으로 구성된 간결한 형태를 조화롭게 변형한 테이블 웨어와 장신구 작업을 선보여 왔다.
도예가 송민호 Minho Song 는 서울대학교과 동대학 원에서 도예를 전공하였다. 식기장에서 2016년 개인전 을 가진 바 있으며, 신시계 샌텀시티(2018), 북촌 예올 (2016), 아름 지기(2012)등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정직하고 담백한 백자 작업을 하는 송민호 작가는 화려함 보다는 그릇에 담길 음식과의 조화, 공간과 사람과의 조화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