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Sep, 2009 - 11 Oct, 2009
Ⅰ. Dancing Box 제작 동기
* 2004년 어느 날 로댕갤러리에 설치된 로댕의 대작 <지옥의
문>을 보고 난 뒤 무거운 마음에 젖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슈퍼마켓 한 귀퉁이에 버려진
박스들을 보며 작품의 영감을 얻게 된다.
* “처량한 신세의 박스가 마치 삶의 무게로
지친 현대인의 모습을 보는 듯 했지요. 동시에 그런 사람들에게 밝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댄싱박스 작품들을 어린아이의 순수하고 밝은 동심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율동의 메시지입니다.”
* “처음엔 약국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박스를 모아 요리 조리 뜯어보며 작품을 구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집안 곳곳에 널린 일상의 박스에서 우연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Ⅱ. 작품의 특징과 메시지
* ‘Dancing Box’ 작품들의 겉모습은 단순한 육면체의 박스 형태를
토대로 만들어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역동적인 율동감이 있다.
다양한 형형색색 색면들에서는 얼핏 흥겨운 춤사위까지 연상된다. 그리고 여러 동작을 연출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키가 홀쭉하거나 뚱뚱하고, 앙증맞은 작은 몸짓 등이 마치 나들이에 나서 흥에 겨운 한
가족을 보는 듯하다.
* “종이 박스를 보면서 사각형이라는 틀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했으며, 그 갇혀진 공간과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긍정적인 삶의 행복을 다시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봉태의 ‘춤추는 박스’는 ‘삶의 대전환’을 상징하고 있다. 아무 쓸데없이
버려진 종이박스를 다시 춤추게 함으로써 생명의 기운과 활력을 되찾아 준다는 다이나믹한 인생스토리가 담겨 있다. 아마도
예술을 통해 감성적인 생명력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작가 본연의 염원이기도 할 것이다.
* 여러 형태의 박스가 벌이는 다양한 변주와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파랑과 노랑,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오렌지색과 정사각형, 직사각형, 변형 사각형 등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만나고 있다. 김봉태의 작품은 평면 회화작품인지 조각인지 설치미술인지 혹은 추상인 듯하면 구상이고, 2차원이면서 3차원인 다층적인 조형세계를 선사한다.
Ⅲ. 20대
청년과 같은 70대 열정
* 한국 나이로 70대 중반인 김봉태 화백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작가의 첫인상은 70대 작가가 아니라 20대 청년처럼 느껴진다. 항상 젊음을 유지하는 열정적인 삶의 자세는
그의 작품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 “나이 들수록 원색을 많이 쓰게 됩니다. 나이 들어 축축 처지기보다는
컬러풀한 인생으로 삶의 생동감을 되찾는 것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나의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색감은 바로
젊게 사는 삶의 에너지에서 나옵니다.”
* 가볍고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작품들이 김봉태가 전하는 삶의 철학과 꼭 닮아 있다.
특히 기능이 다한 박스와 우리 인생의 유한성을 재치 넘치는 조형감각으로 역전시킨 점이 큰 매력이다.
금방이라도 앞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선명한 색채와 유쾌하고 아름다운 하모니의 선율은 볼수록 신선하고 순수함이 넘친다,
* ‘Dancing Box’ 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어떤 경계도 없이 어디든지 떠날 수 있는 자유인이다. 유연하고 박진감 넘치는 몸짓이야말로 꽉 막힌 세상을 벗어난 행복한 자유인의 표상인지도 모른다. 김봉태의 ‘Dancing Box’는 그래서 젊은 영혼들이 전하는 ‘일상의 행복한 일탈’이다.
서울대학교 미대에서 회화과를 졸업한 후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티스대학원에서 회화(조각)를 공부했다. 이후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을 해왔고, 서양미술사의 권위서인 <현대미술(ART TODAY)>(E. 루시 스미스 저)에서 백남준, 하종현, 김종학과 함께 한국의 대표작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개인전은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40회 이상 가졌다. 또한 단체전은 미국 브루클린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마이애미아트페어, 런던 카운실 오브 이라이 하우서전, 오클랜드미술관 초대전, 성곡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파리 살롱2000, 후쿠오카미술관, 워커힐미술관, 싱가포르아트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에서 초대된 바 있다. 작품이 소장된 곳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프랑스정부, IBM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