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Aug, 2010 - 12 Sep, 2010
현대인에게 ‘리추얼’(ritual)은 절대자로부터의 구원이나 깨달음에서 자유롭다. 오늘날 리추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리추얼, 의식(儀式)은 본질, 혹은 리얼리티의 반대 개념이기도 하고, 습관의 반대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정신적인 것, 좀 더 명확히 말하면 ‘영적인 것’을 나는 리추얼이라고 부른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거나 바다 건너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해외여행에 이르기까지 리추얼은 ‘일상속의 명상’이나 ‘문화소비’의 행동양식으로 드러난다. 하루에 한 번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일처럼 현대인에게 리추얼은 반복적이고 특정한 형식 안에서 의식적으로 치러진다. 절대자가 부재하는 세상에서 하늘을 바라보거나, 나무를 바라보는 단순한 영적인 활동은 꼭 필요한 일만 하기에도 벅찬 현대인에게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독일에 작가가 사는 집 근처에는 작은 강물이 흐르고 있다. 그 강물은 언제나 비슷한 시간과 거리에서 마주치는 풍경의 한 조각으로 으레 보게 되는 인식 밖의 존재감 없는 존재지만, 불현듯 ‘강물을 보고 싶고 그것을 보러가겠다’는 욕망이 깨우는 의식은 똑같은 강물을 낯설게 한다. 흐르는 강가에 다가가 묵묵히 강물을 보는 행위는 익숙해진 인식 방식을 변화시키고 열린 감각을 통해 낯섦을 체험하게 한다.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고, 현재 Hochschule für Grafik und uchkunst(Academy of visual Arts) Leipzig 에재학중이다. 2009년 \'작은사건들\' 개인전 이후 2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그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