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Feb, 2012 - 26 Feb, 2012
이재익 작가는 홍익대와 동대학원에서 금속조형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 로체스터 공과대학에서 금공예를 주전공으로 택했지만, 학과의 특성상 금속에만 국한시키지 않은 다양한 재료들을 다루게 되면서 디자인과 순수예술을 오가는 전방위적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는 금속공예, 조명, 조형물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에 관심을 갖고, 폭넓은 재료를 작품의 성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여 작업에 응용해왔다. 이번 갤러리로얄의 전시는 그간의 유학생활 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장르간의 융합 작업을 한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재익 작가의 작업은
태초의 생명이 시작된 시점으로부터 이어져온 삶의 본질과 미스터리,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어떻게 현실과
상황에 맞춰 변화되고 적응해 왔는지의 진화 과정을 그리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물질의 기본적인 원소, 생물의 세포, 그리고 과거의 모습을 반영하는 화석의 모습 등은 언제나
생명이 살아가는 순간들을 캡처하기에 좋은 모티브들이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임을 자처하고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가장 우월한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다른 모든 생명체들처럼 인류 역시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힘든 삶의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항상 과거에 쓰여진 역사와 오늘날 뉴스의 정치면, 경제면에서 봐오고 있듯이, 인간은 수많은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때로는 그것을 반성하며 개선해 나가기는 하지만 그 실수를 반복하는 오류를
끊임없이 범하고 있다. 하지만 긴 인류의 역사를 보았을 때 그러한 오류를 범함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혁명을 일궈냄으로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생물학적인 발전과
비교해 보면 어떠한 종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세대를 거치며 변화하고 체계가 복잡해지며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진화라는 삶의 투쟁에 대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투쟁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뿐만이
아닌 모든 생명의 삶의 현상들을 표현하고 보여주고자 여러 가지 순간들을 조형작업을 통해 캡쳐하고자 한다.
생명의 원초적인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삶의 치열한 투쟁의 순간과 때로는 온화하게 시간의 흐름을 유영하는 모습, 세포의 생성과 분할, 변이 등, 단지 그 순간의 생명체의 상태를 표현하고자 한다. 조형이 갖고 있는 유기적 형태는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생명체의 모습을 나타내며 그 조형과 컬러, 그리고 독특한 표면의 조합은 인류를 포함한 살아있는 모든 종의 진화가 진행되며 이 지구상에서 번성하는 상황을 묘사한다.
전시는 크게 두 개의 섹션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하나의 컨셉이지만, 두 가지의 표현방법이 어루어져 있어 지난 작업과 최신작의 흐름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의 작업은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관람자로 하여금 동일한 작가의 작업인지 즐거운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사,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 후 뉴욕의 Rochester에서 Metals and Jewelry Design을 전공으로 수료를 마쳤다. 2006년 유아트스페이스, 2010년 뉴욕의 NTID Dyer Arts Center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다수의 단체전을 열였다. 작가의 작품은 단단한 재료인 금속을 주재료로 마치 동식물과 같은 하나의 생물처럼 매우 유기적인 형상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