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Jul, 2015 - 23 Aug, 2015
그리기 삶 경계
박세연
척박한 삶에 대해서 구실을 마련할 수 있는 누구나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머물 곳에 관한 각자의 안정감을 현실화 하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누구나가 실현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는 각 개인의 내밀한 소망과 꿈이며 어느 경우에나 자세히 들여다보기만 한다면 그것은 복잡하고 디테일한 삶의 요구들의 집합이 될 것이다. 김형관의 최근 작업에 있어 바라보고 포함되는 것은 삶에 연하여 공간을 점유하려는 마음에 관한 것이었다. 먼저 그는 건축가의 상상력으로서 집짓기에 관한 계획을 펼쳐놓는 회화작업을 했으며 실제로 그는 살 집을 완성하였다. 그러고선 그 집에 들어가 다시 안과 밖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이전에 자신이나 사물을 관조하여 시선 속으로 데려오거나 먼 대상을 멀리서 막연하게 되짚어 바라보는 태도로 그림 속으로 겨우 끌어들여오다가, 이제는 이윽고 삶의 구체적 공간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창(view)과 frame을 통해 바깥을 보고 그리기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그것은 자신의 삶과 변화되어 온ᝍ혹은 염원하는 바의 시선에 관한 서술이다.
가령 집과 안락한 가정이라면 우리들 그 누구에게나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결코 빼앗길 수 없는 것인가? 집에 낸 창들은 가로막되 시선과 공간을 틔우는 곳이며 그 경계는 아름다우면서도, 세계가 여전히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하다. 창(window)은 공간과 시각에 관한 생각을 나타내는 관념적인 대상이면서도, 창의 그림은 무엇보다 그의 회화가 당면한 구체적인 문젯거리를 포함한다. 시각적 경험에 관한 바람, 공간을 점하는 것ᝍ칼라, 발려진 물감, 그리기와 회화에의 회의, 권태감 혹은 속 타는 가슴 그리고 생생함에의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