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Aug, 2026 - 31 Oct, 2026
이번 전시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흙과 불, 유약을 다뤄온 작가의 축적된 조형 언어와 그 안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변화에 주목한다.
이정미의 작업은 원과 사각, 그리고 이를 잇는 선이라는
기본적인 형태에서 출발한다. 백자와 정제된 색채를 통해 기하학적 구조와 경계를 탐구해온 작가는 최근 평면적 조형 언어를 구체와 파편, 면치기 오브제,
벽면 설치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발트 블루의 결정유를 중심으로 한 〈Bluemoon〉 연작을 비롯해 평면에서 입체, 개별 오브제에서
공간으로 변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계획된 형태와 예측하기
어려운 표면의 관계다. 작가가 흙을 성형하고 구조를 구축하는 과정은 치밀하게 계획되지만, 1300도에 육박한 가마 안에서 형성되는 결정은 유약과,
온도, 가마의 냉각 속도, 물질의 화학적 반응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30년이 넘는 작업의 시간은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는 기술적 숙련을 넘어,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선택하는 통찰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 《시간들》은 작가가 재료를 익히고 기술을 다듬으며 시행착오를 거쳐온
시간, 그리고 그 축적 끝에 새로운 결과를 발견하는 순간들을 함께 가리킨다. 이정미의 작업은 우연히 나타나는 단순한 우발적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숙련된 우연에 가깝다.
전시와 함께 예술미식회도 진행된다. 예술미식회는
예술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직접 쓰고, 맛보고, 즐기며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아트 다이닝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이정미 작가와
‘서울엄마’ 우정욱 셰프가 함께한다.
이정미와 우정욱은 각자의 분야에서 30년이 넘는 시간을 이어오며 고유한 언어를 만들어온 창작자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우정욱 셰프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반가 음식의 조리법에 양식, 일식, 중식의 특성을 자유롭게 결합하며 오늘의 감각에 맞는 ‘서울 요리’를 만들어왔다. 오랜 수련과 시행착오, 반복되는 발견과 새로운 도전을 거쳐온 두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릇과 음식이 하나의 식탁 위에서 만나며 일상의 경험으로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