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로얄은 오는 7월 15일부터 사진작가 강진주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작가 강진주는 일상의 사물들 속에 응축된 시간의 결을 비춰낸다. 그의 사진은 대상 자체보다는 그 사이를 흐르는 무언의 것에 집중하며, 사물과 인물, 흔적과 기억이 어떻게 연결되고 소통하는지를 탐색한다.

프레임 안에 놓인 낡은 식기, 노동의 도구들은 단순한 정물이 아니다. 세월이 깃든 기억의 매개체이자 몸의 언어인 이것들은 ‘정물’보다는 오히려 ‘동물’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흠집과 얼룩, 표면의 결은 고유의 자취를 드러내며, 우리의 삶처럼 나지막한 진동을 품고 있다.

이 전시는 ‘먹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물질에서 존재로 확장되는 감각의 흐름을 따라간다.​ 작가가 집중하는 소재인 ‘쌀’은 우리 삶의 근원이자 결과물이며 생명의 집약체로, 작가의 다양한 대상들을 잇는 구심점이 된다. 쌀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대상을 연결하는 시선은, 마치 문장 사이를 이어주는 접속사처럼 서로를 설명하고, 반응하게 한다.​

물의 흐름과 서사를 같이 하는 갤러리로얄은 시간과 감각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다.​ 오래된 역사와 끝없는 역동성이 교차하는 이 장소에서, 강진주의 사진이 만드는 고요한 움직임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진과 사진 사이, 삶과 삶 사이에 선 관객은 오고 가는 무언의 대화 속에 자신을 위치시키며 조용한 잔치, ‘모꼬지’의 자리에 초대받는다. 그 자리는 함께 머무는 공간이자, 다시 흘러가기 위한 시작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