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May, 2024 - 09 Aug, 2024
《○藝[공예] : 器에서부터》
《○藝[gong-ye] : From the Vessel》
2024. 5. 17 - 2024. 8. 9
■ 참여작가 : ○器
고보경, 김준수, 김준용, 박성열, 박지은, 이재익, 천우선
○藝 [공예] : 器에서부터
5/17-8/9
고보경, 김준수, 김준용, 박성열, 박지은, 이재익, 천우선
갤러리로얄은 오는 5월 17일부터 8월 9일까지 한국의 공예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평을 넓히고 있는 고보경, 김준수, 김준용, 박성열, 박지은, 이재익, 천우선의 그룹전 [○藝[공예] : 器에서부터]를 개최한다. 금속, 가죽, 유리, 옻칠, 섬유 등 재료의 물성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저마다의 철학과 조형세계를 구축해 온 이들의 대표적 작업들을 신작으로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기능’, ‘쓰임’이라는 목적성이 여전히 주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공예 장르를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 예술로서 영역 확장을 제시한다.
실과 바늘로 부드러운 조각을 만드는 섬유 예술가 고보경은 닥섬유를 원료로 만들어진 한지사를 주 재료로 삼고 이를 실로 만들어 촘촘하게 엮고 꿰어 병이나 그릇 형태의 본래 용도와 기능을 초월한 오브제로 만들어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적 기(器)의 형태로 오브제의 기능과 한지의 물성이 서로 충돌해 익숙한 외형에 낯선 느낌을 더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따뜻한 물성의 유리병 형태를 시각화한 오브제를 알루미늄 박스의 차가운 물성과 결합해 현대적 미감이 돋보이는 작업을 선보이며 소재가 가진 예술적 가치와 다양성을 보여주고 새로운 영역 확장을 계속해서 시도한다.
박성열은 점성이 있는 옻칠 재료를 두개의 주걱으로 서로 늘어뜨려 가로, 세로로 ‘칠’의 물성만으로 겹겹이 엮어 쌓아 자신만의 오브제를 만들어낸다. 우리 고유의 재료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그 기능을 확장시킴으로써 새로운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했다. 단지 칠의 점성만으로 무너질 듯 휘청거리고 휘어지며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선의 모습에 작가 자신의 삶의 모습에 대입 시켰고, 넓게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투영시키기도 했다. 재료의 물성 자체로만 형태와 질감을 표현하고 조형에 그 깊이를 부여함과 동시에 수직 수평의 흐름으로 노동집약적인 그만의 작업 방식은 한국 전통 공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은은 남녀의 관계 속 다양한 순간들, 그 이야기들을 부드러운 실에 작고 단단하고 작은 금속 판재 유닛을 반복적으로 연결하여 남녀의 신체를 떠올릴 수 있는 형상들을 구현해낸다. 작가에게 반복적으로 엮어내는 시간은 곧 예술 공간이 형성되어지는 창의적 의식이고, 그 순간들이 쌓이면서 느끼는 안정과 자유로움의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은 조각들이 만나 확장과 변형이 가능하고 그로 인해 자유로운 곡선과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기(器)들을 선보이며 다양한 의미 해석의 여지를 보여 줄 것이다.
이재익은 자연의 형태, 유기적인 생명체의 모티프와 금속 조각 패턴들의 결합이 접합된 독창적 조형성을 강조한 오브제를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의 대표 작업인 ‘Transition Series’의 신작들을 더욱 다채로워진 형태들로 선보인다. 작가는 생명체의 성장과 진화를 표현하기 위한 비정형적인 조형적 요소를 강조한다. 금속 본연의 특성에 집중해 반복적인 망치질로 유기성을 만들어 기의 형태로 올린 다음, 표면엔 도자 안료를 두껍거나 얇게 발라 마치 알에서 깨어나오는 생물의 표피, 또는 생명체의 허물과 닮은 모습을 표현한다.
천우선은 재료의 순수함을 그대로 살려 반복되는 가느다란 금속 선으로 사이 사이의 틈을 비워내어 용기(Vessel)형태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강조된 틈으로부터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열린 구조의 공간으로 존재되어진다. 채움과 비움이 반복적으로 생성되는 것에 의미를 이야기 하는 그의 작품은 놓여진 장소의 조명에 의해 틈 사이의 여백이 충실히 드러나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작품은 확장되고 새로운 가치가 생성된다. 이처럼 내면의 공간과 외면의 공간과의 균형적 관계를 이야기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더욱 역동적이고 입체감이 두드러진 형태에 깊고 붉은 옻을 입혀 등장시키며 금속의 차가움과 색에서 오는 따뜻함의 조화로움을 선보인다.
이와 같이, 일곱 작가의 공통점은 엮고 쌓고 이어 붙이는 등 저마다의 일련의 수행적 작업 과정을 가지며 그 안에서의 경험과 시간성에 비례한 아름다움을 기(器)에서부터 전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들의 무한 변주가 가능한 재료적 접근과 꾸준한 시도로 물리적 목적의 틀을 벗어난 공예에 대한 인식과 가치가 더 높은 차원으로 확장되어 진정한 현대 예술로서 화두를 제시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국내 공예가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쓰임’과 ‘예술’의 경계에서 미술화(fine art-fication)로 안착 되어지는 과정의 중심에 있는 일곱 작가들의 결과물을 통해 현대 공예의 진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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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藝[공예] : 器에서부터》
《○藝[gong-ye] : From the Vessel》
■ Opening Reception
2024.5.17(Fri) 5PM
■ 참여작가 : ○器
고보경, 김준수, 김준용, 박성열, 박지은, 이재익, 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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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기간 : 2024.5.17(금) - 2024.8.9(금)
* 운영 시간 : 월 - 금 (10am - 7pm) / 토 (10am - 6pm) / 일요일, 공휴일 휴무
* 작품 관람(무료) : 갤러리로얄 B1F ~ 2F
* 장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709 (학동역 7번출구 앞 도보 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