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Mar, 2022 - 29 May, 2022
예술이란 무엇일까? 미술이란 무엇일까?
‘현대’ 미술은 무엇이길래 미술관에 가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것일까요? 아이들은 종이와 펜이 없어도
공간과 시간만 있다면 곧잘 무언가를 끄적이며
낙서라는 형태로 밖으로 자신만의 표현을 하곤 합니다.
어쩌면 예술은 그렇게 우리에게 쉽고 가까운 것인데,
언젠가부터 어렵고 멀리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을까요?
좋아하는 음악가나 인상 깊은 문학가 1-2명쯤은 쉽게
말하는 분들도 미술 작가를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것은 동시대 미술이 감상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동시대 미술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계속 넘어서며 모든 것이
미술이 되도록 만들어 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같은 동시대 미술의 속성 때문에 어느새 우리는
작품을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지 알아내야만 한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동시대 미술을 멀리하기에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감상의 발견: 느리게, 조용히, 신나게'는 관람자들을
다시 ‘눈으로 보는 즐거움’으로 인도합니다.
동시대 미술을 향한 작가들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감상의 태도들을 전시장으로 불러옵니다.
가족의 달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에서는 누구나 쉽게
가까이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감상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참여작가 엄유정, 이원우, 이지영은
각각 회화, 설치와 퍼포먼스, 사진 등의 장르에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흥미로운 작가들입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쉽게 답변하기 어렵지만,
동시대 시각예술 작가들이 바라보는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쉽게 대답할 수 있을 듯합니다.
작가들은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아니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에 눈을 맞춰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사소한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즐거움을 찾아냅니다.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게 합니다.
속도를 조금 늦추고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세요.
그리고 조용히 들여다보세요. 그렇지만 누구보다 신나게
일상의 순간을 누려보세요.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예술을
충분히 감상하고 있습니다. 예술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What is art? What is ‘modern’ art that makes going to art museums so scary? Even if children do not have paper and pen, they often write down something and express themselves in the form of scribbles as long as they have space and time. Perhaps art is easy and close to us, but why did it come to be difficult and distant? Even those who can easily come up with one or two of their favorite musicians or impressive writers often find it difficult to answer when asked of their favorite artist. This may be partly because contemporary art has become a subject to understand, rather than to appreciate, or perhaps it is because contemporary art has been constantly pushing its limits and putting everything in its boundary. Because of these attributes of contemporary art, we suddenly think of the work as something to be understood and to find out what the hidden meaning is. But there are too many interesting stories to shun contemporary art. ‘A Way of Appreciating: Slowly, Quietly, Excitingly’ leads viewers back to ‘the pleasure of seeing with their own eyes’. The diverse and interesting attitudes of artists toward contemporary art are brought to the exhibition hall. This exhibition, designed to commemorate the Family Month, proposes a ‘way of appreciation’ that anyone can easily access and enjoy. Artists Uhm yoojeong, Wonwoo Lee, and JeeYoung Lee are interesting artists respectively, who express their own world of art in genres such as painting, installation, performance, and photography. It is difficult to answer the question ‘What is art?’, but it seems that we are able to easily answer the question of what contemporary visual artists are looking at. They provide us an opportunity to make eye contact with things that people easily overlook, things we didn't think were important, or things we didn't even know existed. They look for meanings and pleasure in little things that used to be seen insignificant. They let us imagine and encounter in reality. Slow down a bit and look around slowly. And look quietly. Enjoy the moments of everyday life more than anyone else. If so, you already appreciate art enough. Because art is about seeing, not understanding.
삶 속에서 스쳐 가는 평범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들을 발굴하고 기록합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의 틈 속에서 쉽게 놓쳐버리거나 지나가 버린 것, 사라지는 것들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것들을 가만히 주시합니다. 가시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그림에 담아내는데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서 작가의 시선을 따라 관람객의 시선도 이동합니다. 작가가 바라보았던 주변부의 풍경은 중심이 되고 관람객은 작가의 시선을 닮아가며 각자 자신의 삶 속에서 흘려보낸 것들을 다시 음미해 봅니다.
그간 일상의 요소를 비틀어 익살맞고 유쾌하게 변화시키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자주 쓰는 단어나 문장,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는 사물들, 그리고 당연하게 존재하는 듯한 풍경에 작가의 시선이 닿으면 한 박자 느리게 머리를 탁 치고 지나가는 이원우식 유머가 무궁무진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작가는 지금까지 퍼포먼스,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왔지만, 이번에는 다시 그림에 집중합니다. 그림이 설치가 되고, 그림 그리는 행위는 작가에서 관람객으로 옮겨가며, 관람객이 그린 작품은 전시되어 감상의 대상과 행위의 주체가 끊임없이 뒤바뀌는 유희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설치와 사진을 활용해 내면의 풍경을 들여다봅니다. 꿈속으로 들어가 미지의 여행을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상상 속 모습을 실물 작품으로 먼저 설치하고 이를 다시 사진으로 담아내며, 상상이 실제가 되고 다시 누군가의 꿈으로 흩어지는 순환의 고리를 만듭니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꿈을 꾸고 그 안에 담긴 진실한 의미를 바라보는 일이 우리가 미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감상의 방식이라는 것을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