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Oct, 2021 - 12 Dec, 2021
작가이자 음악가, 연기자 등 종합예술인에
가까운
백현진은 전시 «백현진: 퍼블릭 은신(隱身)»
(Bek Hyunjin: Public Hiding)에서 페인터이자
음악가로서의 페르소나를 보여준다. 본 전시는
고도의 도시화로 밀집된 환경에서의 삶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닥친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절대적 필요성이 요구되는
시점에 벗어나는 피로감과 찾아오는
우울감에
주목한다. 공동체의 개념이 거의 사라진 오늘,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지각하며 사회적
교류가 발생하는 공동의 환경에서 본능적으로
찾고자 하는 적절한 공간은 어디쯤 일까?
작가는 단절된 생활의 지속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증,
그리고 사회적 고립감이 공동의 유대임을
발견함으로써, 우리가 공통으로
경험하는 기억과
시간의 감각을 제시한다. «백현진: 퍼블릭 은신»은
공동의 기억과 동시대적 삶을 매개할 수 있도록
거대한
은신처의 모양을 갖추어 안전한 고립과
자유라는 공동의 목표로 향한다. 유년기의 기억과
환상에서 존재할
법한 모양으로 소환된 설치 조각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영역을 통과하는 공공의
장소이다. 어떤 장소와
시간에도 속하지 않는
중간지대와 같은 은신처는, 우리에게 갑작스레 닥친
불안, 우울, 절망, 고독, 고립의 삶과 감정을
내적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는 우리가
서고자 하는 곳에 있지 못하는 현실로부터
도피해 숨기보다 내면의 고독과 대면하는 공간에
가까울 것이다. 이
같은 치열함으로 우리 모두가
현실에서 인생의 실패자일지 모르지만, 자발적으로
고독을 공유하는 각자의
은신처는 세상과 적절한
거리두기와 좁히기를 오가며 삶을 버텨낼 수 있는
원심력으로 작동한다.
본 전시에서는 유일하게 위계 없이 선보여지는
회화, 설치, 사운드는 오류와 직관을 전제에 둔
삶의 태도를 대변한다. 인간이기에 불완전한,
인생이기에 비극이자 희극일 수 있는 불편한, 나아가,
언제든 바닥을 치는 멜랑콜리한 순간들을 유머와
냉소로 넘길
수 있는 오류 투성인 우리네 삶을
지켜내는 시공간을 상상해본다.
Baek Hyun-jin, who is close to a general artist such as a writer, musician, and actor, shows his persona as a painter and musician in the exhibition «Bek Hyunjin: Public Hiding». This exhibition pays attention to the feelings of exhaustion and depression coming from the time when the absolute necessity of social distancing is required as the pandemic has struck us, whom were accustomed to living in a dense environment caused by high urbanization. Today, when the concept of community has almost disappeared, where would be the space that we instinctively seek to find in the common environment where we experience, perceive, and socially exchange on a daily basis? By discovering that depression, lethargy, and social isolation are a common bond due to the continuation of disconnected life, the artist presents a common sense of memory and time. «Bek Hyun-jin: Public Hiding» takes the shape of a huge hideout to mediate a common memory and contemporary life, aiming for the common goal of safe isolation and freedom. Summoned in a shape that could exist in childhood memories and fantasies, the installation sculpture is a public space passing through the realm to protect itself. A hiding place like a middle ground that does not belong to any place or time leads us to internally sense the life and feelings of anxiety, depression, despair, loneliness, and isolation that suddenly come upon us. This will be closer to a space where we face inner loneliness rather than escape and hide from the reality that we are not in the place we want to stand in. With such fierceness, we may all be failures in life in real life, but each hiding that voluntarily shares solitude operates as a centrifugal force that can sustain life by moving between appropriate distance and narrowing from the world. The only paintings, installations, and sounds that are presented without hierarchy in this exhibition represent the attitude of life based on errors and intuition. Imagine a time and space that protects our lives full of errors that are imperfect as human beings, inconvenient as life is both a tragedy and a comedy, and furthermore, a melancholic moment that hits the floor at any time with humor and cynicism.
백현진은 회화가 갖고 있는 직관적인 감각에 대한 탐구와 음악적 태도의 퍼포먼스를 지속해왔다. 캔버스 화면 안에 즉흥적으로 달라붙고 탈락되는 회화적 재료는 순수한 선, 면, 색으로 축적되어 나와 너에 대한 이야기, 세대, 부조리, 그리고 죽음과 같이 우리네 인생살이의 몸짓으로 호소한다. 작가는 2017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이자 《말보다는》(PKM갤러리, 2021), 《핑크빛 광선》(P21, 2020), 《호텔사회》 (문화역서울284, 2020), 《노동요:흙과 매트리스와 물결》(PKM갤러리, 2019), 《그 근처》(페리지 갤러리, 2017), 《B컷 드로잉》(금호미술관, 2017), 《들과 개와 새와 개와 재능》(PKM갤러리, 2016)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어어부 프로젝트와 방백으로 활동하며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연기자로 활약하고 있다.